업무분야 변호사소개 칼럼 유튜브 상담 신청

지급명령, 재판 없이 집행권원을 얻는 가장 빠른 길 ― 그리고 이의신청이 나왔을 때

“내용증명을 두 번 보냈는데 답이 없습니다. 소송을 하자니 시간도 비용도 부담스럽고, 상대가 돈이 있다는 건 압니다. 재판까지 안 가고 받을 방법은 없나요?”

이 질문에 대한 첫 번째 답이 지급명령입니다. 법원이 채무자를 부르지도, 재판을 열지도 않고 채권자가 낸 서류만 보고 “돈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내리는 절차입니다. 채무자가 2주 안에 이의를 하지 않으면 그 명령은 확정판결과 같은 힘을 갖습니다. 빠르고 싸다는 장점이 분명한 대신, 채무자가 한 줄짜리 이의신청서만 내도 처음부터 소송으로 돌아간다는 구조적 한계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대여금 회수의 전체 흐름은 차용증 없이 빌려준 돈 받는 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 글은 그 흐름의 한 단계인 지급명령만 떼어 놓고, 언제 쓰고 언제 쓰지 말아야 하는지까지 다룹니다.

지급명령은 무엇이고, 어떤 청구에 쓸 수 있나

지급명령은 민사소송법이 정한 독촉절차입니다. 법원은 “금전, 그 밖에 대체물이나 유가증권의 일정한 수량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에 대하여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지급명령을 할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462조). 빌려준 돈, 물품대금, 공사대금, 임금, 임대차보증금처럼 얼마를 달라는 청구가 전부 대상입니다. 반대로 “집을 비워 달라”, “등기를 넘겨 달라”처럼 돈이 아닌 것을 구하는 청구에는 쓸 수 없습니다.

조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 같은 조 단서는 “대한민국에서 공시송달 외의 방법으로 송달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한다”고 정합니다. 지급명령은 채무자에게 실제로 송달되어야 의미가 있는 절차이므로, 채무자가 어디 사는지 모르거나 외국에 있으면 애초에 지급명령으로는 갈 수 없습니다. 이 점이 뒤에서 말할 “지급명령이 맞지 않는 사건”의 첫 번째 기준이 됩니다.

왜 빠르고 싼가 ― 심문 없이, 인지는 10분의 1

지급명령은 채무자를 심문하지 않고 합니다(제467조). 변론기일도 없고 채무자에게 답변서를 내라고 하지도 않습니다. 법원은 채권자가 낸 신청서와 첨부 서류만 검토하고, 청구에 정당한 이유가 없음이 명백하지 않은 이상 명령을 내립니다. 그래서 서류가 갖추어져 있으면 접수 후 몇 주 안에 명령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용도 다릅니다. 지급명령신청서에는 소장에 붙일 인지액의 10분의 1만 붙입니다(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7조 제2항). 송달료도 통상의 소송보다 적습니다. 같은 금액을 청구하더라도 소송으로 시작할 때와 지급명령으로 시작할 때 초기 비용 차이가 크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 절차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법원이 채권의 존재를 확인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채무자가 다투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집행권원을 빨리 만들어 주는 제도입니다. 그래서 채무자가 다투는 순간 지급명령의 장점은 사라집니다.

어느 법원에, 무엇을 써서 내나

독촉절차는 채무자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지방법원, 또는 민사소송법 제7조 내지 제9조·제12조·제18조에 따른 관할법원의 전속관할입니다(제463조). 실무에서 중요한 것은 제8조입니다. 돈을 갚는 채무는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채권자의 주소에서 이행해야 하므로(지참채무), 채권자 자신의 주소지 법원에 낼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멀리 사는 채무자를 상대로도 내 동네 법원에서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신청서에는 당사자, 청구의 취지와 원인을 적습니다. 소에 관한 규정이 성질에 어긋나지 않는 한 준용되므로(제464조), 청구원인은 소장을 쓰듯 “언제, 얼마를, 어떤 조건으로 빌려주었고, 변제기가 언제이며, 얼마가 남았다”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차용증·계좌이체 내역·문자 대화 같은 증거는 소명자료로 붙입니다. 신청은 전자소송으로도 가능합니다.

신청이 제462조 본문이나 제463조에 어긋나거나, 신청의 취지로 보아 청구에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것이 명백한 때에는 법원이 신청을 각하합니다(제465조 제1항). 예컨대 청구원인 자체로 이미 시효가 완성된 것이 드러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송달이 안 되면 ― 주소보정과 소제기신청

지급명령은 당사자에게 송달되어야 합니다(제469조 제1항). 채무자가 이사했거나 폐문부재로 송달이 되지 않으면 법원은 채권자에게 주소를 보정하라고 명합니다. 이때 채권자는 두 갈래를 고를 수 있습니다.

  • 주소를 보정해 다시 송달을 시도합니다. 주민등록 열람 등을 통해 새 주소를 확인할 수 있으면 이 길이 가장 빠릅니다.
  • 소제기신청을 합니다. 주소보정명령을 받은 채권자는 소제기신청을 할 수 있고(제466조 제1항), 이 경우 지급명령을 신청한 때에 소가 제기된 것으로 봅니다(제472조 제1항). 공시송달로 진행할 수 있는 통상의 소송으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공시송달 외의 방법으로는 송달할 수 없거나 외국으로 송달해야 하는 때에는 법원이 직권으로 사건을 소송절차에 부칠 수도 있습니다(제466조 제2항). 어느 쪽이든 소송으로 넘어가면 지급명령 신청 때 낸 인지액과 소장 인지액의 차액을 보정하게 됩니다(제473조 제1항).

2주 ― 이의신청이 없으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

지급명령에는 “채무자가 지급명령이 송달된 날부터 2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는 취지를 덧붙여 적습니다(제468조). 이 2주가 지급명령 절차의 핵심입니다.

2주 안에 이의신청이 없거나, 이의신청을 취하하거나, 이의신청 각하결정이 확정되면 지급명령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습니다(제474조). 확정된 지급명령으로는 집행문을 받을 필요 없이 지급명령 정본만으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58조 제1항). 채무자의 예금·급여·부동산에 대한 압류로 바로 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시효도 달라집니다. 지급명령 신청은 그 자체로 시효중단 사유인 청구에 해당하고(민법 제168조 제1호, 제172조), 지급명령 신청이 각하되더라도 6개월 안에 다시 소를 제기하면 처음 신청한 때에 시효가 중단된 것으로 봅니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다54686 판결). 확정되면 단기 시효에 걸리는 채권이라도 소멸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납니다(민법 제165조 제2항). 3년짜리 공사대금이나 물품대금 채권을 지급명령으로 확정시켜 두는 실익이 여기 있습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확정된 지급명령은 집행력은 갖지만 확정판결과 같은 기판력은 없습니다. 그래서 채무자는 지급명령이 확정된 뒤에도 “애초에 채무가 없었다”는 지급명령 발령 전의 사유를 들어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58조 제3항,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다73966 판결). 다툼이 큰 채권을 지급명령으로 확정시켰다고 해서 분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이의신청이 나오면 ― 처음부터 소송입니다

채무자가 송달일부터 2주 안에 이의신청을 하면 지급명령은 그 범위 안에서 효력을 잃습니다(제470조 제1항). 이 기간은 불변기간입니다(같은 조 제2항). 이의신청에는 이유를 적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의합니다”라는 한 줄이면 충분하고, 법원은 이유의 타당성을 심사하지 않습니다.

적법한 이의신청이 있으면 지급명령을 신청한 때에 소가 제기된 것으로 보고(제472조 제2항) 사건은 통상의 소송절차로 옮겨갑니다. 법원은 채권자에게 인지액 차액을 보정하라고 명하고(제473조 제1항), 이후는 소장을 낸 사건과 같은 순서로 답변서·변론기일이 이어집니다. 청구금액이 소액사건의 범위 안이면 소액사건심판절차로 진행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듣는 오해가 “이의신청이 나오면 지급명령 신청은 헛수고였다”는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시간은 한두 달 잃지만 절차는 이어집니다. 이미 낸 인지는 소송 인지에서 공제되고, 시효중단의 효력은 처음 신청 시점으로 남습니다. 다만 애초에 채무자가 다툴 것이 뻔한 사건이라면 이 한두 달을 아끼는 편이 낫습니다.

이의신청이 부적법하면(기간 도과 등) 법원은 결정으로 각하하고, 이 결정에는 즉시항고할 수 있습니다(제471조).

지급명령이 맞는 사건, 맞지 않는 사건

상담에서 지급명령을 권하는지 여부는 대체로 다음 기준으로 갈립니다.

  • 채무자의 주소가 확실하고 송달이 될 것으로 보이는가. 아니라면 지급명령은 시작부터 막힙니다.
  • 채무자가 채무 자체를 다투는가. “돈은 받았지만 갚을 형편이 안 된다”는 사건은 지급명령에 적합합니다. “받은 적 없다”, “이미 갚았다”, “빌린 게 아니라 투자다”라고 다투는 사건은 이의신청이 거의 확실하므로 처음부터 소송이 낫습니다.
  • 채무자가 재산을 빼돌릴 우려가 있는가. 지급명령이 송달되면 채무자는 채권자의 움직임을 알게 됩니다. 재산 은닉이 우려되면 지급명령보다 가압류를 먼저 하고 나서 본안을 진행하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 청구원인이 서류로 정리되는가. 차용증이 없어도 이체 내역과 대화로 정리할 수 있으면 됩니다. 증인 진술이 핵심인 사건은 서면 심사에 맞지 않습니다.

반대로 채무자 입장에서 지급명령을 받았다면, 판단할 시간은 2주뿐입니다. 금액이나 이자 계산에 다툼이 있다면 일단 이의신청으로 기간을 지키고 소송에서 다투는 것이 원칙이고, 다툴 것이 없다면 이의 없이 확정시키는 대신 채권자와 분할 변제를 협의하는 편이 집행을 피하는 현실적인 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급명령은 신청부터 확정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법원과 사건에 따라 다르지만, 송달이 한 번에 되는 경우 명령 발령까지 몇 주, 그 뒤 이의신청 기간 2주가 지나면 확정됩니다. 송달이 되지 않아 주소보정이 반복되면 그만큼 늦어집니다.

Q. 지급명령 비용은 얼마인가요?
인지는 같은 금액을 소송으로 청구할 때 소장에 붙일 인지액의 10분의 1입니다(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7조 제2항). 여기에 송달료가 더해집니다. 이의신청으로 소송에 넘어가면 소장 인지액과의 차액을 보정합니다.

Q. 채무자가 이의신청을 하면 어떻게 되나요?
지급명령은 효력을 잃고, 지급명령을 신청한 때에 소가 제기된 것으로 보아 통상의 소송절차로 이행합니다(민사소송법 제470조, 제472조 제2항). 이의신청에 이유를 붙일 필요는 없으므로 채무자가 마음만 먹으면 소송으로 넘어간다고 보아야 합니다.

Q. 확정된 지급명령으로 바로 압류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확정된 지급명령에 기한 강제집행은 집행문을 부여받을 필요 없이 지급명령 정본으로 합니다(민사집행법 제58조 제1항). 다만 확정된 지급명령에는 기판력이 없어 채무자가 청구이의의 소로 다툴 여지는 남습니다.

Q. 지급명령을 신청하면 소멸시효가 중단되나요?
네. 지급명령 신청은 청구로서 시효중단 사유입니다(민법 제168조 제1호, 제172조). 신청이 각하되어도 6개월 안에 소를 제기하면 처음 신청한 때에 중단된 것으로 봅니다. 확정되면 시효기간은 10년이 됩니다(민법 제165조 제2항).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지급명령의 적합성은 채무자의 소재, 다툼의 정도, 재산 상태에 따라 달라지며, 관련 법령과 인지·송달료 기준은 개정될 수 있습니다. 실제 문제가 있다면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지급명령으로 갈 사건인지, 소송으로 갈 사건인지

채무자의 소재와 다툼의 정도, 재산 은닉 우려를 함께 보고 가장 빠른 회수 경로를 설계합니다. 지급명령 신청부터 이의신청 이후 소송, 강제집행까지 변호사 최우준이 함께합니다.

상담 신청 →
차용증 없이 빌려준 돈 받는 법 가압류 신청, 요건과 담보 그리고 채무자의 반격 전세보증금 안 돌려줄 때 민사 소송 업무 분야
← 칼럼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