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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 부모의 합의로 지워지지 않는 자녀의 권리 ― 이행명령부터 재산조회까지

“이혼할 때 서로 연락하지 않기로, 양육비도 청구하지 않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형편이 어려워진 지금, 다시 달라고 할 수 있나요?”

이 질문에 선뜻 “안 됩니다”라고 답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습니다. 그 합의를 한 것은 두 사람이었지만, 양육비를 받을 권리를 가진 사람은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주고받은 약속은 부모 사이에서는 의미가 있어도, 자녀 본인의 청구권까지 없앨 수 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이혼과 양육비 사건을 다루면서 이 지점을 정확히 모른 채 “합의서에 그렇게 썼으니 끝난 일”이라고 단정하는 상담을 자주 만납니다.

양육비는 부모가 만든 약속이 아니라, 자녀에게 속한 권리입니다

친권자는 자녀를 보호하고 교양할 의무를 지고(민법 제913조), 직계혈족 사이에는 서로 부양할 의무가 있습니다(민법 제974조). 양육비는 이 두 의무가 만나는 지점에서, 미성년 자녀를 실제로 기르는 데 드는 비용을 구체적인 금액으로 환산한 것입니다. 의무의 상대방은 부모가 아니라 자녀입니다.

이혼할 때 누가 아이를 키울지, 양육비는 어떻게 부담할지, 면접교섭은 어떻게 할지는 우선 부모의 협의로 정합니다. 협의가 안 되거나 협의 내용이 자녀의 복리에 어긋난다고 판단되면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청구로 정합니다(민법 제837조 제1항부터 제4항). 여기서 핵심은 이 조문들이 모두 “자녀를 위해” 정하는 절차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부모끼리 “양육비를 청구하지 않기로” 써 둔 합의는 부모 사이의 약정으로서는 유효할 수 있어도, 그 합의만으로 자녀 본인의 양육비청구권까지 소멸시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실무의 태도입니다. 당장은 “서로 안 받기로” 정리해도, 나중에 자녀를 기르는 쪽이 다시 청구할 여지가 남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액수는 어떻게 정해질까

양육비 액수는 부모 두 사람의 합산소득과 자녀의 나이를 기본 축으로 삼고, 자녀의 수, 치료비·교육비 같은 특별한 지출, 비양육친이 면접교섭을 얼마나 하는지 같은 사정을 더하거나 빼서 정합니다. 협의가 이루어지면 협의서나 조정조서로, 협의가 안 되면 가정법원의 심판으로 금액과 지급 방법이 확정됩니다(민법 제837조).

실무에서는 서울가정법원이 공표하는 양육비 산정기준표를 참고 자료로 많이 씁니다. 다만 이 기준표는 시기에 따라 개정되므로, 이 글에 특정 금액을 적어 두는 것은 오히려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남기는 일이 됩니다. 실제 금액이 궁금하다면 산정 시점에 법원이 공표한 최신 기준표를 직접 확인하고, 자녀의 나이 구간과 부모의 소득 구간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상담을 통해 짚어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 시작됩니다 ― 심판을 받아도 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까지는 “얼마를 받아야 하는가”를 정하는 단계입니다. 그런데 상담에서 실제로 힘든 부분은 액수를 정한 다음부터입니다. 협의서든 조정조서든 심판문이든, 그 자체로 돈이 계좌에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상대방이 지급을 미루거나 아예 끊어 버리면, 권리자는 별도의 절차를 밟아야 실제로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절차는 다시 소송을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확정된 심판·조정조서를 근거로 밟는 후속 절차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릅니다.

이행명령 ― 확정된 의무를 다시 명령받는 절차

미지급이 시작됐을 때 가장 먼저 검토하는 것이 가정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하는 것입니다. 판결, 심판, 조정조서 등으로 확정된 양육비 지급의무를 상대방이 이행하지 않으면, 가정법원은 권리자의 신청에 따라 일정한 기간 안에 그 의무를 이행하라고 명할 수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64조). 새로운 소송을 다시 제기할 필요 없이 기존 심판이나 조정조서를 그대로 근거로 삼는다는 점이 이 절차의 실익입니다.

그래도 지급하지 않으면 ― 과태료에서 감치까지

이행명령을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지급하지 않으면 제재는 단계적으로 강해집니다. 가사소송법은 이행명령을 어기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제67조), 이와 별개로 감치를 명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제68조). 두 제재가 순서대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오해하기 쉬운데, 조문은 그렇게 되어 있지 않습니다. 양육비처럼 금전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3기 이상 이행하지 않았다면, 과태료를 먼저 거치지 않았더라도 감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과태료를 받은 뒤 30일이 지나야 감치로 넘어가는 것은 유아 인도 의무를 어긴 경우입니다. 돈을 받아내는 절차가 아니라 “그래도 이행하지 않는 사람”에게 인신을 구속하는 강제력까지 동원한다는 점에서, 이행명령 단계에서 이미 태도를 바꾸는 상대방도 적지 않습니다.

직접지급명령, 담보제공명령, 그리고 재산조회

이행명령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쓸 수 있는 절차도 있습니다. 양육비를 정기적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지급하지 않으면, 가정법원은 권리자의 신청으로 양육비 채무자의 고용주에게 급여에서 양육비를 공제해 직접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63조의2). 채무자에게 정기적인 근로소득이 있다면 이 절차가 이행명령보다 실효적일 때가 많습니다.

채무자가 지급하지 않을 우려가 크다고 인정되면 가정법원은 담보 제공을 명하거나, 담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양육비 전액을 한꺼번에 지급하라고 명할 수도 있습니다(같은 법 제63조의3). 그리고 상대방의 재산 상황 자체를 모른다면, 가정법원에 재산명시·재산조회를 신청해 소득과 재산 현황을 파악하는 절차도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48조의2, 제48조의3). 이행명령부터 재산조회까지, 결국 “어떻게든 실제로 돈을 받아내는” 쪽으로 절차가 촘촘하게 이어져 있는 셈입니다.

양육비이행관리원, 그리고 사정이 바뀌었을 때의 변경심판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양육비이행관리원이 위 절차들을 지원합니다. 이행명령·감치·직접지급명령·담보제공명령 등을 대신 신청해 주는 소송 지원과, 상대방의 주소·근무지를 확인해 주는 추심 지원이 중심이고, 당장 생활이 어려운 경우에는 한시적 양육비를 먼저 지원한 뒤 상대방에게 구상하는 제도도 운영합니다. 개인이 절차를 혼자 진행하기 부담스럽다면 먼저 문의해 볼 만한 창구입니다.

반대로 시간이 지나 사정이 바뀌었을 때는 액수 자체를 다시 정할 수도 있습니다. 가정법원은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부모나 자녀, 검사의 청구 또는 직권으로 양육에 관한 사항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837조 제5항). 지급의무자의 소득이 크게 줄거나 늘었을 때, 양육자가 바뀌었을 때, 자녀가 자라 산정기준표상 구간이 달라졌을 때가 대표적인 사정변경 사유이고, 변경을 원하는 쪽이 가정법원에 양육비 변경심판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예전에 못 받은 양육비도 지금 청구할 수 있나요?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급받지 못한 기간이 있다면 그 기간의 양육비도 가정법원에 별도로 청구해 분담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이 실무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태도입니다. 다만 어느 시점부터의 기간을 인정할지는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지므로, 청구 범위는 상담을 통해 정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상대방이 재산을 숨기거나 연락이 안 되면 어떻게 하나요?
가정법원에 재산명시·재산조회를 신청해(가사소송법 제48조의2, 제48조의3) 상대방의 소득과 재산 현황을 확인할 수 있고, 양육비이행관리원을 통해 주소·근무지 확인 등 추심 지원을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Q. 이행명령은 누가, 어디에 신청하나요?
확정된 심판이나 조정조서에 따라 양육비를 받을 권리자가, 그 사건을 심판한 가정법원에 신청합니다(가사소송법 제64조). 별도의 소송을 새로 제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양육비 액수와 대응 절차는 소득·재산·자녀 나이 등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지며, 양육비 산정기준표와 관련 법령은 개정될 수 있으니 실제 금액과 절차는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행명령부터 재산조회까지, 지금 밟아야 할 단계를 정리합니다

양육비 미지급은 방치할수록 소급 청구의 범위를 정리하기도 어려워집니다. 확정된 심판·조정조서를 근거로 이행명령, 직접지급명령, 재산조회까지 실제로 받아낼 수 있는 절차를 변호사 최우준이 함께 설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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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이혼 절차와 준비서류 재산분할, 무엇이 기준이 되나 가사·상속 업무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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