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부산의 한 거리에서 70대 남성이 60대 승려에게 모욕적인 말을 던졌습니다. 격분한 승려는 손에 쥐고 있던 목탁과 목탁채로 바닥에 앉은 상대의 얼굴과 머리를 수차례 내리쳤고, 발로 차고 목을 조르는 장면까지 CCTV에 그대로 담겼습니다. 단순한 길거리 시비처럼 보이지만 법원이 적용한 죄명은 ‘특수폭행’이었고, 결과는 징역 2년의 실형이었습니다.
― 최근 보도된 1심 사건(확정 전)
손에 잡히는 물건을 집어 들었을 뿐인데 ‘특수폭행’이라는 묵직한 죄명이 붙고, 심지어 피해자와 합의를 해도 처벌을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흔한 목탁이 어떻게 ‘위험한 물건’이 되고, 특수폭행은 단순 폭행과 어디에서 갈라지는 걸까요. 성립 기준과, 같은 죄명 안에서도 형량을 크게 가르는 요소를 정리했습니다.
합의해도 처벌받는 폭행이 있습니다
보통의 폭행은 반의사불벌죄입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처벌할 수 없습니다(형법 제260조, 2년 이하의 징역 등). 그래서 많은 분이 ‘합의만 하면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위험한 물건을 지니고 때리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때는 특수폭행이 되어 형이 크게 무거워집니다(형법 제261조, 5년 이하의 징역 등).
결정적인 차이는 여기에 있습니다. 특수폭행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즉,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를 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처벌을 면할 수는 없습니다. 합의는 형을 정할 때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뿐, ‘합의했으니 사건이 없던 일이 된다’고 단정하는 것이 가장 위험한 이유입니다.
법이 말하는 ‘위험한 물건’은 흉기만이 아닙니다
많은 분이 ‘위험한 물건’을 칼·몽둥이 같은 전형적인 흉기로만 떠올립니다. 하지만 법이 보는 기준은 그 물건의 원래 용도와는 무관합니다.
핵심은 사용된 방법과 정황입니다. 사회통념상 상대방이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을 느낄 만한 방식으로 쓰였다면, 일상적인 물건도 ‘위험한 물건’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재판에서는 다음과 같은 물건들이 사안에 따라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된 예가 있습니다.
- 당구 큐대, 유리병(깨진 것 포함)
- 하이힐 굽, 단단한 생활용품
- 사람을 향해 들이댄 자동차
같은 물건이라도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그래서 ‘이건 흉기도 아닌데 무슨 특수폭행이냐’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물건을 손에 쥐고 휘두른 순간, 적용되는 법조문과 형량 기준 자체가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특수폭행이라도 형량을 가르는 것 ― 누범과 정황
특수폭행으로 기소되더라도 결과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닙니다.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도,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차이를 만드는 대표적인 요소가 누범 가중입니다.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그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뒤 3년 이내에 다시 죄를 범하면 누범이 됩니다(형법 제35조). 누범이 인정되면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가 2배까지 가중될 수 있습니다. 동종 전과가 여러 차례이고 누범 기간 중에 또 같은 유형의 범행을 저질렀다면, 실형 가능성은 크게 높아집니다.
반대로 범행을 솔직히 인정하고, 피해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해 진지하게 노력한 사정은 형을 정할 때 유리하게 참작됩니다. 초기부터 어떤 사정을 어떻게 정리해 재판부에 전달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하는 이유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렇게 대응하세요
- 다툼 중 손에 무언가 들고 있다면 절대 휘두르지 마세요. 흉기로 보는 순간 적용 법조와 형량 기준이 몇 배로 뜁니다.
- 폭행 피해를 입었다면 곧바로 병원에서 상해진단서를 받아 증거로 남기세요.
- 현장 CCTV·블랙박스 영상과 목격자 연락처를 그 자리에서 확보해 두세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 위험한 물건이 오간 사건은 ‘합의하면 끝’이라 단정하지 말고, 조사에 임하기 전에 변호사와 먼저 상의하세요.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본문에 언급된 사건은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확정 전 판단일 수 있습니다. 폭행·특수폭행 사건은 구체적 사실관계와 정황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므로, 실제 문제가 있다면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